16. 성장통 (2) 김여주의 한마디에 완벽하게 얼어붙은 분위기.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라 멍한 얼굴로 입만 벌리고 있던 유재필이 돌연 헛웃음을 내뱉었다. 김여주의 이런 반응을 염두에 두고 온 게 아닌 만큼, 김여주가 뱉은 말이 상상 이상의 충격을 안겨 줬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제대로 들은 거 맞지? 건너편에 있는 제 수하들에게 표정으로 말을 건넨 유...
15. 성장통 (1) 난장판이 된 학교 정문. 혼잡한 상황 속에서 쓰러져 있는 김여주를 일으켜 세운 이제노가 나재민과 함께 학교를 빠져나갔다. 김여주는 자신의 시야에서 학교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입 한 번 벙긋하지 못했다. 정신없이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던 유서리와, 자신만만한 얼굴로 유서리를 데리고 사라지던 중년 남성이 자꾸만 머릿속을 어지럽혀서. 짙은...
14. 걸음마 화려한 네온사인이 판을 치는 술집 거리. 짐을 챙겨 나재민과 함께 길을 걷던 이동혁이 말없이 하늘을 바라봤다. 별 하나 보이지 않는 새카만 하늘.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켠 이동혁이 조용히 인상을 찌푸렸다. 벌써 12시가 넘은 시각. 아무리 들릴 때가 있다고 한들, 여자 혼자서 밖을 돌아다니기엔 늦은 시간이었다. 마크 형 안 돌아온 거 보면 여주...
13. 사랑이 추억이 될 때 답지 않게 빠른 발걸음이 캠퍼스를 가로지른다. 그리 늦은 시각이 아님에도 짙게 깔린 어둠이 시야를 방해했다. 이마크, 나재민과 함께 학교 정문을 빠져나온 이동혁이 다급하게 누군가를 찾았다. 방금 전 들었던 떨리는 목소리가 자꾸만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이동혁이 어느 한 군데에 시선을 고정했다. 딱 봐도 제...
12. 르상티망 고요한 복도.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던 이마크가 앉은 상태 그대로 얼어버린 이제노를 바라봤다. 이동혁의 말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한 모양새. 꾹 쥐고 있던 주먹을 펼친 이마크가 작게 인상을 찌푸렸다. 금방이라도 피가 날 듯 자국이 짙게 남은 손바닥. 김여주의 애원 섞인 절규를 듣는 내내 병실 안으로 쳐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억눌렀는...
11. 프란츠 카프카, 변신 (2) * 폭력적인 장면 및 정신적 충격을 줄 수 있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람 시 유의해 주세요. 눈에 띄게 가라앉은 분위기. 새빛관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은 이제노가 조심스레 눈동자를 굴렸다. 출발할 때부터 어딘가 심기 불편해 보였던 한소진은 미리 와 있는 유서리를 보자마자 비릿한 웃음을 흘렸고, 윤지호는 그런 둘을 ...
10. 프란츠 카프카, 변신 (1) 김여주의 퇴원은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병원에 입원한 이상 밥도 삼시세끼 꼬박꼬박 먹어야 했고, 평소처럼 학교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일 일도 없었으니. 정신적, 육체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김여주는 본인 의지로 부모님께 퇴원 의사를 밝혔다. 어차피 병원에 박혀 있어 봤자 해야 할 일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
9. 그 외로움에 발이 묶여서 병원에 도착한 나재민이 급하게 간호사를 불렀다. 늦은 시간에 들이닥친 걸로도 모자라 비에 젖어 엉망이 된 모습. 잠시 놀란 얼굴로 나재민을 바라보던 간호사가 김여주 쪽으로 성큼 다가왔다. 힘 없이 축 늘어져 있는 김여주를 확인한 간호사가 빈 베드에 김여주를 눕혔다. 자세한 상태 확인을 위해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말이 나재민의...
8. 시선 끝에서만 머무르던 동정이 지독한 정적. 침묵을 유지하던 김여주가 새하얗게 질린 손끝을 말아 쥐었다.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눈앞에 펼쳐진 기분이란. 불안정한 내면을 드러내듯 잘게 떨리던 입술이 꾹 다물린다. 어떠한 행동도 취할 수 없어 작게 움찔대는 몸이 눈에 띈다. 뒤늦게 정신을 붙잡은 김여주가 핸드폰 화면에 고정되어 있던 시선을...
7.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불편하다. 애써 어두워진 낯을 가린 이제노가 말없이 마른세수를 했다. 눈앞에 있는 먹음직스러운 음식도, 계속해서 들리는 수줍은 웃음소리도. 이제노에겐 그저 피로를 가중시키는 요소일 뿐이었다. 습관처럼 핸드폰을 집어든 이제노가 잠시 머뭇거렸다. 김여주에게 연락을 보낼까, 말까. 조용히 핸드폰 화면을 내려다보던 이제노가 작게 고개를...
모든 소장본이 3월 18일을 기점으로 출고되었습니다. 아마 차밍 라이어, 연애의 온도를 구매하신 분들은 오늘 아침부터 소장본을 받아보셨을 거예요. 배송이 시작되었음에도 윗치폼으로 알람이 안 간 이유는 인쇄소 측에서 출고 후 연락을 주시지 않아서 제가 뒤늦게 메일을 확인하는 바람에 ㅜ ㅜ 오늘 출국하다가 갑자기 불안해져서 메일 열어 봤다가 너무 놀랐습니다.....
6. 헤엄치지 못하는 비단잉어 시간은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김여주의 영원한 악몽과도 같은 유서리와, 그 둘 사이를 둘러싼 네 명의 인물들. 한국대의 뜨거운 감자나 다름없는 여섯 명의 지독한 관계는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이었다. 그때와 달라진 것 하나 없이. 자존심이라도 부리듯 유서리가 건넨 소화제를 노려보던 김여주가 이를 악 물었다. 그런 김여주의 반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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